라구나비치(Laguna Beach)라고 하면 푸른 바다와 해변, 갤러리와 리조트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해안에서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바다와 전혀 다른 산악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카 렉 트레일(Car Wreck Trail)은 ...
라구나비치(Laguna Beach)라고 하면 푸른 바다와 해변, 갤러리와 리조트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해안에서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바다와 전혀 다른 산악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카 렉 트레일(Car Wreck Trail)은 숲속에 오랫동안 방치된 자동차를 찾아가는 독특한 하이킹 코스이다. 녹이 슬고 형태가 무너진 차량 한 대가 산속에 놓여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나 역시 평범한 산책로를 예상하고 출발했지만, 길은 생각보다 가파르고 거칠었다. 나무뿌리와 바위가 드러난 비탈을 내려가자 숲 사이로 오래된 자동차가 갑자기 나타났다. 자동차 자체보다도 그곳까지 찾아가는 과정이 더 강하게 기억에 남았다.
이번 글에서는 라구나비치 카 렉 트레일의 출발지와 주차, 코스 특징, 난이도와 안전하게 걷는 방법을 직접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다.
이런 사람에게 추천한다
- LA와 오렌지카운티 근교의 색다른 하이킹 코스를 찾는 사람
- 바다 외에 라구나비치의 산악 풍경도 경험하고 싶은 사람
- 짧지만 경사가 있는 트레킹을 원하는 사람
- 독특한 사진 촬영 장소를 찾는 여행자
- 목적지가 분명한 탐험형 하이킹을 좋아하는 사람
한눈에 보는 카 렉 트레일
| 영문명 | Car Wreck Trail |
| 위치 | Aliso and Wood Canyons Wilderness Park |
| 추천 출발지 | Alta Laguna Park |
| 주소 | 3300 Alta Laguna Drive, Laguna Beach |
| 연결 코스 | West Ridge Trail → Car Wreck Trail |
| 공식 트레일 길이 | Car Wreck Trail 약 1마일 |
| 난이도 | 어려움 |
| 트레일 형태 | 비포장 다목적 트레일 |
| 추천 시간 | 오전 일찍 |
| 추천 계절 | 늦가을부터 봄 |
| 주요 볼거리 | 산악 전망, 숲속 폐자동차 |
| 입장 예약 | 필요 없음 |
OC Parks 공식 지도에는 카 렉 트레일이 약 1마일의 어려운 다목적 트레일로 표시돼 있다. 함께 연결되는 웨스트 리지 트레일(West Ridge Trail)은 약 2마일의 비교적 쉬운 다목적 코스이다. 다만 알타 라구나 파크에서 자동차까지 왕복하는 전체 거리는 진입 지점과 돌아오는 경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왜 카 렉 트레일을 걸어야 할까
카 렉 트레일의 매력은 특별히 웅장한 폭포나 정상 전망대에 있지 않다. 산속에 남겨진 낡은 자동차라는 분명한 목적지가 있다는 점이 이 코스를 특별하게 만든다.
대부분의 하이킹은 정상이나 전망대에 도착하는 것이 목표가 된다. 반면 이곳에서는 숲 사이에 자동차가 언제 나타날지 기대하며 길을 내려간다. 자동차가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에는 자연 속에 어울리지 않는 물체를 발견했다는 묘한 이질감이 생긴다.
자동차는 페인트가 거의 벗겨지고 차체가 찌그러진 채 자연의 일부처럼 남아 있다. 계절과 햇빛에 따라 분위기도 달라진다. 흐린 날에는 영화 속 폐허처럼 보이고, 햇빛이 비치는 날에는 붉은 녹과 초록색 숲이 강한 대비를 만든다.
다만 자동차만 보고 돌아오는 장소로 생각하면 이 트레일의 절반만 경험하게 된다. Top of the World에서 시작되는 능선 풍경과 숲길, 가파른 비탈을 직접 오르내리는 과정이 여행의 중심이다.
출발지는 알타 라구나 파크
가장 널리 이용되는 출발지는 알타 라구나 파크(Alta Laguna Park)이다. 라구나비치의 높은 주택가 끝에 자리하며 Top of the World로도 알려진 전망 지역과 연결된다.
공원에는 테니스장과 피클볼장, 놀이터, 화장실과 운동장이 있으며 하이킹 진입로도 마련돼 있다. 알타 라구나 파크 주변의 자연보호구역은 해가 지면 폐쇄되므로 일몰 전에 트레일 밖으로 나와야 한다.
주차장과 인근 도로변에 차를 세울 수 있지만 주거지역이 가까워 조용히 이용해야 한다. 주차 가능 구역과 제한 시간은 바뀔 수 있으므로 현장 표지판을 반드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트레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Top of the World 전망도 잠시 둘러볼 만하다. 날씨가 맑으면 라구나비치와 태평양 방향뿐 아니라 반대편의 Aliso and Wood Canyons Wilderness Park까지 넓게 내려다볼 수 있다.
West Ridge Trail에서 Car Wreck Trail로
주차장에서 바로 자동차가 있는 길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먼저 웨스트 리지 트레일을 따라 걷다가 카 렉 트레일 방향으로 내려가야 한다.
웨스트 리지 트레일 초반은 폭이 넓고 비교적 완만하다. 주변 시야도 열려 있어 산책하듯 걷기 좋으며 하이커뿐 아니라 산악자전거 이용자도 자주 지난다. 공식 지도에서도 두 트레일 모두 하이킹과 자전거가 함께 이용하는 다목적 트레일로 분류된다.
그러나 카 렉 트레일로 들어가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길은 좁아지고 바위와 나무뿌리가 늘어난다. 낙엽과 흙이 쌓인 비탈은 미끄럽고 일부 구간에서는 손을 짚거나 보폭을 줄여야 할 정도로 경사가 크다.
내려갈 때보다 돌아오는 길이 더 힘들다. 자동차가 있는 지점까지 계속 고도를 낮췄기 때문에 귀환할 때는 같은 경사를 다시 올라야 한다. 목적지를 발견한 뒤 체력이 남아 있지 않으면 복귀 과정이 예상보다 길게 느껴질 수 있다.
숲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오래된 자동차
좁은 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나무 사이에서 녹슨 차체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자동차가 있는 장소에 별도의 전망대나 울타리가 설치된 것은 아니다. 차량은 경사진 산비탈에 기울어진 채 남아 있다.
어떻게 자동차가 이곳까지 들어왔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가 전해진다. 사고로 떨어졌다는 이야기와 오래전 누군가 버렸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공개된 공식 자료만으로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사실처럼 설명하기보다 라구나비치에 남은 오래된 지역 전설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
처음 보았을 때는 차체가 많이 무너져 자동차의 원형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가까이 다가가면 녹슨 철판과 찌그러진 문, 흙에 파묻힌 부품이 보인다. 오랜 세월 비와 햇빛을 맞으며 자동차가 자연 속으로 조금씩 사라지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자동차 위로 올라가거나 부품을 만지고 가져가서는 안 된다. 이곳은 자연보호구역 안에 있으며 야생동물과 식물, 지형과 시설물을 보호해야 한다.
여행자의 시선
카 렉 트레일을 걸을 때 처음에는 등산보다 산책에 가까운 기분이었다. 알타 라구나 파크 주변은 시야가 넓고 웨스트 리지 트레일도 완만해 부담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카 렉 트레일 방향으로 들어서자 길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졌다. 나무가 길을 가리고 바닥에는 흙과 돌, 뿌리가 뒤섞여 있었다. 앞서 걷던 사람들의 모습도 금세 보이지 않을 만큼 숲이 깊어졌다.
한동안 비탈을 내려간 끝에 자동차가 보였을 때는 유명 관광지에 도착했다기보다 숲속에서 숨겨진 물건을 발견한 느낌이 들었다. 날씨가 흐려 사진만 보면 다소 으스스해 보였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나뭇잎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는 조용한 산길에 가까웠다.
목적지를 확인한 뒤에는 다시 가파른 길을 올라야 했다. 내려갈 때는 자동차를 찾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오르막만 남는다. 그래서 이 코스는 거리보다 경사가 더 크게 느껴지는 트레일이었다.
안전하게 걷기 위한 준비물
카 렉 트레일은 장거리 코스는 아니지만 가벼운 운동화로 걷기에는 미끄러운 구간이 많다. 밑창이 단단하고 접지력이 좋은 하이킹화를 신는 것이 좋다. 무릎 부담이 있다면 트레킹 폴도 도움이 된다.
그늘이 있는 구간과 햇빛에 그대로 노출되는 능선이 함께 있어 모자와 자외선 차단제, 충분한 물이 필요하다. Laguna Canyon Foundation은 이 지역의 어려운 트레일 활동에서 최소 3리터의 물과 앞이 막힌 신발, 긴바지와 햇빛 차단 장비를 준비하도록 안내한다.
휴대전화 연결이 불안정할 수 있으므로 오프라인 지도와 보조 배터리를 준비하는 편이 좋다. 갈림길에서는 트레일 표지판을 확인하고 지도에 없는 지름길로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
산악자전거가 빠르게 내려오는 경우도 있다. 이어폰 볼륨을 크게 높이지 말고 뒤에서 자전거가 접근하면 안전한 곳에 멈춰 길을 양보해야 한다.
비가 온 뒤에는 가지 않는 것이 좋다
Aliso and Wood Canyons Wilderness Park의 트레일은 비가 내리는 동안과 비가 그친 뒤에도 폐쇄될 수 있다. 젖은 상태에서 이용하면 미끄러질 위험이 커지고 트레일이 깊게 파여 자연환경도 훼손되기 때문이다.
카 렉 트레일은 원래부터 경사가 크고 흙과 낙엽이 많은 코스이다. 비가 내린 직후에는 자동차가 있는 지점까지 내려가지 않는 편이 맞다. 출발 전 OC Parks의 공원 운영 상태와 현장 폐쇄 표지판을 확인해야 한다.
언제 걷는 것이 가장 좋을까
가장 추천하는 시기는 기온이 비교적 낮은 늦가을부터 봄이다. 여름에는 그늘이 있는 구간도 있지만 능선과 오르막에서 햇빛을 피하기 어렵다.
여름에 방문한다면 해가 뜬 직후 출발하는 편이 좋다. 늦은 오후도 기온은 내려가지만, 자연보호구역이 일몰에 폐쇄되므로 돌아올 시간을 충분히 계산해야 한다.
봄에는 초록빛 식생과 야생화를 볼 가능성이 있고, 가을과 겨울에는 비교적 선선한 날씨 속에서 걸을 수 있다. 다만 계절과 관계없이 강풍이나 비 예보가 있다면 일정을 미루는 것이 안전하다.
추천 하이킹 일정
짧은 산책 코스
알타 라구나 파크에서 Top of the World 전망을 보고 웨스트 리지 트레일 일부만 걷는다. 가파른 비탈이 부담스럽거나 시간이 부족할 때 적합하다.
카 렉 왕복 코스
알타 라구나 파크에서 웨스트 리지 트레일을 따라 이동한 뒤 카 렉 트레일로 내려간다. 자동차를 확인하고 같은 길로 돌아온다. 총거리는 출발 위치와 회차 지점에 따라 달라지므로 지도 앱에 기록하며 걷는 편이 좋다.
여유 있는 연계 코스
경험이 있는 하이커라면 Mathis Canyon과 Oak Grove 방향을 연결할 수 있다. 그러나 거리가 길어지고 갈림길이 많아지므로 처음 방문한다면 자동차까지 왕복하는 단순한 동선을 추천한다.
자주 묻는 질문 FAQ
카 렉 트레일은 어디에서 시작하는가
가장 많이 이용되는 출발지는 라구나비치의 알타 라구나 파크이다. 웨스트 리지 트레일을 따라 이동한 뒤 카 렉 트레일로 진입한다.
자동차까지 거리는 얼마나 되는가
공식 지도에서 Car Wreck Trail 자체는 약 1마일로 표시된다. 그러나 알타 라구나 파크에서 연결되는 웨스트 리지 구간과 회차 방법에 따라 전체 왕복 거리는 달라진다.
초보자도 걸을 수 있는가
평소 하이킹을 하는 사람이라면 가능하지만 완만한 산책로는 아니다. 카 렉 트레일은 공식적으로 어려운 코스로 분류되며 가파르고 고르지 않은 구간이 있다.
아이와 함께 걸어도 되는가
경사가 크고 산악자전거가 함께 이용하는 구간이 있어 어린아이에게는 권하기 어렵다. 청소년과 동행할 때도 보호자가 가까이에서 안전을 살펴야 한다.
주차는 어디에 하는가
알타 라구나 파크 주차장과 인근 도로변 주차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주거지역이므로 주차 제한 표지판을 확인하고 출입구와 주택 앞을 막지 않아야 한다.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는가
OC Parks의 일반 규정상 반려동물은 6피트 이하의 목줄을 사용해야 한다. 다만 트레일별 규정이나 임시 제한이 있을 수 있으므로 현장 안내를 확인해야 한다.
자전거도 이용하는 트레일인가
그렇다. 웨스트 리지와 카 렉 트레일은 다목적 트레일로 표시돼 있어 산악자전거를 만날 수 있다. 좁은 구간에서는 주변 소리를 들으며 걸어야 한다.
비가 온 다음 날에도 걸을 수 있는가
트레일이 폐쇄될 수 있으며 노면이 매우 미끄럽다. 공식 운영 상태를 확인하고 폐쇄 안내가 있으면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
마이 로드트립 여행노트
카 렉 트레일은 자동차 한 대를 보기 위해 산을 걷는 코스이다. 자동차만 놓고 보면 잠시 사진을 찍고 돌아설 정도의 작은 볼거리일 수 있다. 그러나 넓은 능선에서 숲속 비탈로 내려가고, 나무 사이에서 예상하지 못한 물체를 발견하는 과정이 이 장소를 특별하게 만든다. 목적지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평범한 산길도 작은 탐험이 된다. 라구나비치에서는 바다만 보고 돌아가기 쉽다. 하지만 해변 뒤편의 산으로 올라가면 같은 도시 안에서 전혀 다른 풍경과 여행 방식을 만날 수 있다.
한 줄 추천
자동차를 본 뒤 여행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되돌아가는 가파른 오르막까지 계산하고 체력을 남겨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