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서 2시간, 갑자기 나타난 콜로라도 같은 산속 마을

남가주에 오래 살다 보면 주말이면 늘 비슷한 곳을 가게 된다. 바다를 가거나, 쇼핑몰을 가거나, 사람이 많은 관광지를 찾는다. 그런데 가끔은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풍경 속으로 들어가고 싶을 때가 있다.

이번에 찾은 아이딜와일드는 그런 날 떠나기 좋은 곳이었다.

LA에서 출발해 프리웨이를 달리고 산길을 오르기 시작하자 풍경이 완전히 달라졌다. 야자수가 사라지고 키 큰 소나무 숲이 나타났고, 남가주 특유의 뜨거운 공기 대신 산속의 시원한 바람이 느껴졌다.

같은 캘리포니아인데도 마치 다른 주로 여행 온 기분이었다.



아이딜와일드



미국 서부 로드트립에서 만난 가장 아기자기한 마을

아이딜와일드는 샌 하신토 산맥에 자리한 작은 산속 마을이다.

처음 도착했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규모였다. 거대한 관광지가 아니다. 화려한 쇼핑센터도 없다. 대신 작은 상점과 로컬 레스토랑, 예술가들의 공방이 이어진다.

천천히 걷다 보면 미국 영화에 나올 법한 거리 풍경이 펼쳐진다.

실제로 아이딜와일드는 미국에서도 예술가들의 마을로 알려져 있다. 거리 곳곳에서 갤러리와 공방을 만날 수 있고, 여름이면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과 공연도 열린다.

관광객보다 지역 주민이 더 많아 보이는 분위기도 매력적이었다.

LA인근 팜스프링스는 알아도 잘 알려지지 않은 아이딜와일드

아이딜와일드가 특별한 이유는 자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막 풍경을 보기 위해 팜스프링스를 찾지만, 차로 조금만 방향을 바꾸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높은 소나무 숲과 산책로, 피크닉 공간이 이어지고 가까운 곳에는 샌 하신토 주립공원도 있다. 걷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하루 정도는 충분히 머물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여름철 남가주가 100도를 넘나들 때도 이곳은 훨씬 시원하다.
그래서 현지인들은 무더위를 피해 주말 나들이 장소로 자주 찾는다.
도시의 소음 대신 바람 소리와 새소리를 듣고 싶다면 이만한 곳도 드물다.

주말 하루가 아깝지 않았던 이유

아이딜와일드는 관광 명소를 체크하듯 둘러보는 여행지가 아니다.

아침에 출발해 마을을 걷고, 로컬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산책을 하고, 맛집에서 점심을 먹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채워진다.

이번 여행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특별한 관광지가 아니었다.
상점 앞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던 시간, 숲길을 걸으며 맡았던 나무 향기, 그리고 남가주에서 이런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놀라움이었다.

LA 근교 여행지를 찾고 있다면 아이딜와일드는 한 번쯤 기억해 둘 만한 곳이다.
유명 관광지는 아니지만,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여행지가 되어준다.

남가주에는 생각보다 많은 숨은 여행지가 있다. 아이딜와일드 역시 그런 곳 중 하나다.

LA에서 출발해 2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고, 예술가들의 마을과 울창한 숲, 그리고 한적한 산속 분위기를 동시에 만날 수 있다.


주말마다 어디를 갈지 고민된다면 이번에는 바다 대신 산으로 방향을 바꿔보자. 예상보다 훨씬 좋은 하루를 보내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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